06: It keeps hunting because it hasn't found the one that would make it stop.
12월의 끝자락이 레퀴엠 필드의 주택 단지 위로 내려앉고 있었다. 의무실 302호의 창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납빛이었고, 건물 외벽을 타고 흐르는 바람이 창틀의 미세한 틈새로 스며들어 환기구의 저음과 뒤섞였다. 테오도르는 보온 용기의 잠금장치를 풀며 간이 식탁 위에 접시를 내려놓는 중이었다. 오늘의 메뉴는 브랑다드 드 모뤼—소금에 절인 대구를 으깨어 올리브 오일과 감자로 버무린 남프랑스식 요리. 왼손으로도 스푼 하나면 먹을 수 있도록 질감을 부드럽게 조절한 것이 3주째 반복되는 그의 조리 원칙이었다.
"자기야, 나 퇴원하고 싶어."
접시를 내려놓던 그의 손이 0.2초 멈추었다가 다시 움직였다. 보온 용기의 뚜껑을 닫고, 스푼을 접시 오른쪽에 놓았다가—유시아의 오른손을 힐끗 보고—왼쪽으로 옮겼다. 21일 동안 자동화된 동작.
"경위님이 힘 좀 써 봐."

테오도르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느리게. '경위님'과 '자기야'가 한 문장 안에 공존하는 구조. 3주 전이었다면 그 모순에서 장난의 여지를 뽑아냈겠지만, 지금은 그것이 유시아의 고유한 문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적인 호칭으로 시작해 공적인 직함으로 마무리하는—혹은 그 반대의—패턴. 계산이 아니라 본능에 가까운 것이었고, 테오도르는 그 본능의 리듬에 자신이 적응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더 이상.
그가 의자를 끌어 유시아의 침대 옆에 앉으며,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 유시아의 오른손 위에 시선이 멈추었다. 붕대는 풀렸지만 손가락이 스푼을 쥐지 못하고 있었다. 멍이 흐끗하게 남아 팔뚝의 안쪽을 따라 누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테오도르의 턱을 괸 손가락이 한 번 움찔했다. 나폴리의 폐성당에서 유시아가 추락하던 순간의 잔상이—3주가 지난 지금도—시야의 가장자리에서 가끔 점멸했다. 그 잔상을 밀어낼 때마다 그의 턱이 경직되었고, 지금도 그랬다.
"You've been making the same request every third day for the past three weeks. I've been counting."
(지난 3주 동안 3일에 한 번씩 같은 요청을 했어. 세고 있었거든.)
나른한 톤이었다. 평소의 것. 그러나 '세고 있었다'는 문장 안에 숨겨진 밀도를 유시아가 포착할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3일에 한 번. 정확히. 테오도르는 유시아의 퇴원 요청 빈도를 실제로 기억하고 있었다. 12월 11일, 14일, 17일, 20일, 23일, 26일. 그리고 오늘. 요청의 어조는 매번 달랐지만 구조는 동일했다. '답답하다'는 전제 위에 '힘 써달라'는 결론을 얹는 것. 테오도르는 매번 같은 방식으로 거절했고, 유시아는 매번 같은 표정으로 불만을 표시했고, 그 루틴 자체가 두 사람 사이의 일종의 의식이 되어 있었다.
"And every time, I've told you the same thing. The medical team clears you, you walk out. I don't overrule them."
(그리고 매번 같은 말을 했지. 의료팀이 허가하면 나가는 거야. 내가 그 위에서 결정하지 않아.)
문장은 단호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이 유시아의 오른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 스푼을 쥐지 못하는 손가락. 저스티카의 그립을 감쌀 수 없는 상태. 테오도르는 그것이 '아직'인지 '더 이상'인지를 의료팀에게 매일 확인하고 있었다. 유시아에게 말한 적은 없었다. 의료 보고서를 확인하는 행위가 걱정의 표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니—인정은 이미 했다. 다만 유시아에게 그것을 보여주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그가 턱을 괸 손을 내리며, 의자를 침대 쪽으로 조금 더 끌어당겼다. 의자 다리가 리놀륨 위에서 짧게 끌리는 소리가 났다. 테오도르의 무릎이 침대 프레임에 거의 닿는 거리. 그는 상체를 숙여 유시아의 얼굴 높이에 시선을 맞추었다. 가까웠다. 3주 전 처음으로 턱의 소스를 닦아주었던 때보다도. 프라다 향수의 묵직한 베이스 노트와 오늘 조리한 대구의 희미한 잔향이 뒤섞인 공기가 두 사람 사이의 좁은 간격을 채웠다.
"But if you eat everything on that plate without using your right hand as an excuse to leave half of it—I might have a word with Dr. Laurent about moving your evaluation up by two days."
(근데 만약 오른손 핑계 대면서 절반 남기지 말고 접시를 싹 비우면—로랑 박사한테 평가 일정을 이틀 앞당기는 것에 대해 한마디 해볼 수도 있어.)
조건부 양보. 테오도르 특유의 거래 구조. 그러나 그 거래의 본질은—유시아가 충분히 먹는 것을 확인하려는, 지극히 단순한 의도였다. 3주간 유시아의 식사량이 줄어드는 날이 있었다. 특히 오른손의 통증이 심한 날. 왼손 스푼으로만 먹는 것에 지친 날. 그런 날에는 접시의 3분의 1이 남았고, 테오도르는 보온 용기를 회수하며 남은 양을 확인한 뒤 다음 날의 메뉴를 더 부드러운 것으로 바꾸었다. 유시아가 알아챘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그가 유시아의 핑크색 눈동자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번의 미소는 능글맞은 쪽이었다. 3주 전 의무실에서 항복한 사람의 얼굴은 이미 수납되어 있었고, 표면 위에는 평소의 테오도르가 복원되어 있었다. 거의. 눈꼬리가 내려간 것만 빼면.
"Deal, sweetie?"
(거래 성립이야, 자기?)
"와... 자기 진짜 못됐다. 하나뿐인 여자친구 부탁도 안 들어주고. 여자친구는 병실에서 고독사하게 생겼는데 남자친구는 밖에서 남자도 여자도 다 만나고 다니고-."
테오도르의 스푼을 쥔 손이 멈추었다. 브랑다드의 부드러운 표면 위를 스푼 끝으로 다듬고 있던 동작이 정지한 채, 루비색 눈동자가 유시아의 얼굴로 올라갔다. '남자도 여자도 다 만나고 다니고.' 그 문장이 고막에 닿았을 때, 테오도르의 턱 근육이 한 번 수축했다. 미세하게. 그리고 풀렸다.
3주. 유시아의 투정 패턴은 이미 학습된 영역이었다. 퇴원 요청이 기각되면 억울한 표정, 억울한 표정이 통하지 않으면 과장된 비유, 과장된 비유가 소진되면 브랑다드를 먹으며 잊어버리는 것. 순환 구조. 테오도르는 그 순환의 각 단계에서 유시아의 볼살이 어떤 각도로 부풀어 오르는지까지 기억하고 있었고, 지금은 두 번째 단계—과장된 비유—의 한가운데였다.
'남자도 여자도.' 그 이중적 뉘앙스를 테오도르가 놓칠 리 없었다. 그는 유시아가 의도한 두 겹의 의미를 동시에 수신했다. 표면: 나 없이 다른 동료들과 임무를 다니고 있다. 이면: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는 건 아니냐. 전자는 사실이었고, 후자는—테오도르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느리게, 비대칭적으로. 오른쪽이 먼저.

"Solitary death in a hospital room. That's a bit dramatic, even for you."
(병실에서 고독사라. 너치고도 좀 과하다.)
나른한 톤이었다. 스푼을 접시 위에 내려놓으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양팔을 가슴 앞에서 교차시키고 유시아를 내려다보는 자세. 그의 시선이 유시아의 부풀어 오른 볼—투정의 물리적 증거—위에서 0.5초 머물렀다가, 입가로 내려갔다가, 다시 핑크색 눈동자로 돌아왔다.
"And for the record—the people I've been working with while you've been here eating my cooking and gaining weight?"
(그리고 참고로—네가 여기서 내 요리 먹으며 살찌는 동안 내가 같이 일한 사람들?)
'살찌는'이라는 단어를 일부러 끼워넣었다. 유시아의 볼살이 3주 전보다 미세하게 둥글어진 것을 테오도르는 알고 있었다. 매일 브랑다드와 코코뱅과 부야베스를 빠짐없이 비운 결과. 그것이 테오도르에게는 안도의 지표였지만, 지금은 장난의 재료로 전용되었다.
"Durand from Division Two snores during stakeouts. Moreau can't drive a straight line if her life depended on it. And Fischer—Fischer smells like wet cardboard after twelve minutes in the field."
(2과의 뒤랑은 잠복 중에 코를 골아. 모로는 목숨이 달려도 직선 운전을 못 해. 그리고 피셔—피셔는 현장에 12분만 있으면 젖은 골판지 냄새가 나.)
나열이었다. 의도된 나열. 유시아가 질투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투정의 근거를 하나하나 해체하는 방식. 3주간 테오도르와 임무를 수행한 동료들의 결함을 리스트로 제시함으로써, 유시아의 부재가 얼마나 불편했는지를—말하지 않고—보여주는 구조. 그의 루비색 눈동자 안에 짧은 피로가 스쳤다. 진짜였다. 뒤랑의 코골이도, 모로의 운전도, 피셔의 체취도. 유시아가 옆에 있을 때는 존재하지 않았던 불편.
테오도르가 교차시킨 팔을 풀고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 팔꿈치를 무릎 위에 올리고, 깍지를 낀 채 유시아의 얼굴 높이로 시선을 맞추었다. 가까웠다. 프라다 향수의 베이스 노트와 대구의 잔향 사이에서, 화이트 컴프레션 셔츠에 밴 차가운 야외 공기의 흔적이 섞여 있었다. 오늘 오기 전 외근이 있었다는 증거.

"So no. I haven't been 'meeting' anyone, if that's what you're really asking under all that theatre."
(그러니까 아니. 아무도 '만나고' 다니지 않았어, 네가 그 쇼 밑에 숨겨서 진짜로 묻고 있는 게 그거라면.)
'진짜로 묻고 있는 게 그거라면.' 테오도르가 유시아의 이중 구조를 벗겨낸 문장이었다. 그러나 톤은 추궁이 아니었다. 나른했고, 약간 낮았고, 끝이 올라가지 않았다. 사실을 진술하는 음조. 그의 깍지 낀 손의 엄지가 반대쪽 손등 위에서 한 번 원을 그렸다. 무의식적인 동작. 유시아의 턱에서 소스를 닦아냈을 때와 같은 궤적.
그리고 테오도르의 입꼬리가 다시 올라갔다. 이번에는 양쪽 대칭으로. 능글맞은 쪽. 3주간 매일 반복된 이 의무실에서의 시간이 그에게 부여한 것은 유시아의 투정 패턴만이 아니었다. 투정 뒤에 오는 것—억울한 표정이 밥을 먹으며 풀리고, 풀린 얼굴이 다시 볼살을 부풀리며 웃는 순간—그 순간을 기다리는 자신을 테오도르는 부정하지 않았다. 매일 요리를 만들며 메뉴를 바꾸고, 식감을 조절하고, 왼손으로 먹기 편한 형태를 고민하는 그 시간이—임무보다 길고, 임무보다 집중되어 있었다는 것을.
"Now eat, before it gets cold. Your boyfriend didn't spend forty minutes on brandade just to watch you sulk."
(이제 먹어, 식기 전에. 네 남자친구가 브랑다드에 40분 쓴 건 네 삐친 얼굴 구경하려고 한 게 아니야.)
'네 남자친구.' 12월 9일 이후 스물한 번째. 그 호칭이 입에서 나올 때마다 성대의 긴장이 미세하게 줄어드는 것을—테오도르 자신은 인지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끝이 떨렸다. 열 번째쯤에는 흔들림이 사라졌다. 스무 번째에는 단어의 무게가 달라져 있었다. 장난이 아니라 사실로. 하지만 아직 한 번도 '좋아한다'는 직선을 입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다. 유시아는 3주 전 '사귀는 거야?'로 판결을 내렸고, 테오도르는 '판결을 수용한다'고 답했다. 유시아의 직선과 테오도르의 곡선. 그 비대칭이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규정하고 있었고, 테오도르는 그 거리를 좁히는 것이 두려웠다. 좁히는 순간, 잃을 것이 커지니까.
스푼을 다시 집어 유시아의 접시 위에 올려놓았다. 왼쪽에. 항상 왼쪽에.
"웅."
스푼이 접시 위에서 부드럽게 긁히는 소리가 의무실의 정적을 채웠다. 유시아가 브랑다드를 떠먹는 동안 테오도르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팔짱을 낀 채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왼손 스푼질이 3주 전보다 안정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접시 가장자리에 부딪히며 소리를 냈던 스푼이 이제는 부드러운 호를 그리며 입까지 도달했다. 테오도르의 시선이 유시아의 왼손 손목—스푼을 쥔 손가락의 각도—위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볼이 부풀어 오르는 얼굴로 이동했다.
"넌 분명 전생에 구미호였을 거야. 동양 요괴 중에 구미호라고 있거든? 홀린 인간 간 빼먹어서 사람 되는 요괴. 한 100개 먹어야 사람 됐나? 기억이 잘 안 나네. 아무튼 너 사람 잘 홀리니깐 그거 알고 있으라고."
테오도르의 팔짱이 풀렸다. 풀린 오른손이 턱 위에 올라갔다. 검지와 중지로 턱을 받치고, 고개를 약간 기울인 자세. 루비색 눈동자가 유시아의 옆얼굴 위에 고정된 채, 그의 입술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구미호'라는 단어를 입 안에서 굴려보는 동작. 소리로 나오지는 않았다.
'홀린 인간 간 빼먹어서 사람 되는 요괴.' 유시아가 스푼을 움직이면서 태평하게 내뱉는 문장의 구조를 테오도르는 해체했다. 동양의 요괴. 사람을 홀리는 존재. 100명의 간을 빼먹어야 사람이 되는. 그 비유의 표면은 칭찬이었다. '넌 매력적이니까 사람을 잘 홀린다'는 구조. 그러나 그 아래에 접혀 있는 것—'100명을 동시에 만나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전제—을 테오도르는 놓치지 않았다.

턱을 받치고 있던 손이 내려왔다. 테오도르의 등이 등받이에서 떨어지며 상체가 앞으로 기울었다. 팔꿈치가 무릎 위에 올라갔다. 유시아의 얼굴을 올려다보는 각도가 되었다. 그의 루비색 눈동자 안에서 여러 겹의 것이 교차했다. 흥미. 그 아래의 무언가. 유시아가 방금 한 말의 이면—'동시에 여러 명을 만나도 이해가 된다'—이 테오도르의 흉곽 안 어딘가를 건드렸다. 찌르는 것이 아니라, 누르는 감각. 오래된 타박상 위를 손가락으로 누를 때와 비슷한.
테오도르는 자신이 '그런 종류의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플레이보이. 능글맞고,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여자든 남자든 가리지 않는. 공안국 안에서도 밖에서도 그 평판은 이미 굳어진 지 오래였고, 테오도르 자신이 그 이미지를 수정하려 한 적도 없었다. 오히려 강화했다. 의도적으로. 가볍고 넓게 퍼진 관계들은 누구도 깊이 들어오지 못하게 만드는 방파제였으니까. 그 방파제가 작동하는 한, 아무도 테오도르 누아르의 안쪽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도달하지 못하는 한 버려질 일도 없었다.
그런데 유시아는 그 방파제를 인지한 채로, 그것을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여러 명을 만나도. 이해가 된다고. 그 문장은 질투도, 추궁도, 경고도 아니었다. 유시아의 목소리에는 그저 '생각의 흐름에 따라 대뜸 말해버린' 사람 특유의 무방비한 평온이 실려 있었을 뿐이었다.
그것이 테오도르를 아프게 했다.
무릎 위의 깍지 낀 손에 힘이 들어갔다. 0.5초. 그리고 풀렸다. 입꼬리가 올라갔다. 느리게. 능글맞은 쪽이 아니라, 자조적인 쪽에 가까운 각도.
"A fox spirit. You're comparing me to a fox spirit that devours a hundred hearts to become human."
(구미호라. 사람 되려고 간 100개를 먹는 여우 요괴에 나를 비유하는 거야.)
목소리는 나른했다. 평소의 톤. 그러나 '사람 되려고'라는 부분에서 호흡이 미세하게 걸렸다. 테오도르 자신이 그 걸림을 인지했는지는 불분명했다. 그는 유시아가 스푼질을 멈추지 않는 것을 확인하며—밥을 먹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유시아의 특유한 멀티태스킹 능력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한 손을 뻗어 유시아의 풀뱅 끝에서 흘러내린 머리카락 한 가닥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밥 먹을 때 머리카락이 입가에 닿는 것을 방지하는 동작. 3주째 반복된 것.
"Interesting theology. But you've got the story wrong, sweetie."
(흥미로운 신학이네. 근데 이야기를 잘못 알고 있어, 자기야.)
머리카락을 넘겨주던 손가락이 유시아의 귀 뒤에서 멈추었다가, 천천히 물러났다. 손가락 끝이 귓볼의 가장자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동안 테오도르의 루비색 눈동자가 유시아의 핑크색 눈동자를 향해 고정되었다. 가까운 거리. 브랑다드의 올리브 오일 냄새와 프라다 향수의 하단이 뒤섞인 공간.

"The fox eats a hundred because none of them were enough. It keeps hunting because it hasn't found the one that would make it stop."
(여우가 100개를 먹는 건 어떤 것도 충분하지 않아서야. 멈추게 해줄 하나를 못 찾았으니까 계속 사냥하는 거지.)
문장이 의무실의 무영등 아래에서 낮게 울렸다. 테오도르의 목소리는 나른했지만, 문장의 무게는 나른하지 않았다. '멈추게 해줄 하나.' 그 단어를 내뱉을 때 그의 시선이 유시아의 눈 위에서 0.3초 더 오래 머물렀다. 의도된 것인지, 의도하지 않은 것인지. 스스로도 구분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상체를 뒤로 젖히며 의자 등받이에 다시 기댔다. 팔짱을 꼈다. 방어 자세. 방금 자신이 한 말의 밀도를 뒤늦게 자각한 사람의 본능적인 후퇴.
"So if you're worried about me running around devouring hearts—don't be. The fox already found something that made the hunting rather... pointless."
(그러니까 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간을 먹을까봐 걱정이라면—하지 마. 여우가 이미 사냥을 꽤... 의미없게 만드는 걸 찾아서.)
'의미없게 만드는 걸 찾았다.' 문장의 끝이 흐려졌다. 습관적인 여지 남기기. 그러나 이번에는 여지의 크기가 평소보다 좁았다. 해석의 범위가 좁은 문장. 유시아가 그 좁은 범위 안에서 무엇을 읽어낼지를—테오도르는 유시아의 스푼질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왼손의 엄지가 오른손 손등 위를 한 번 문질렀다. 3주 전 유시아의 턱에서 소스를 닦아내던 그 궤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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