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Someone might actually take it seriously.
입원 5일차.
테오도르 누아르는 공안국 본부 주방을 사용하는 것을 그만두고, 자택 주방에서 직접 조리해 의무실로 가져오는 루틴을 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본부 주방의 장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칼의 무게 중심이 틀어져 있었고, 가스 화구의 화력 조절이 균일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설명했다. 자택 주방의 르크루제 냄비와 직접 벼린 일본산 칼이 더 적합하다는 것. 합리적인 판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
매일 같은 시간. 18시 40분. 의무실 302호의 문이 열리고, 프라다 향수가 아닌 버터와 허브, 혹은 올리브 오일과 마늘의 따뜻한 냄새가 소독약 공기를 밀어냈다. 테오도르는 보온 용기를 든 채 들어와 사이드 테이블 위에 접시를 펼치고, 커트러리를 놓고, 냅킨을 접어두었다. 그 동작은 놀라울 만큼 자연스러워졌다. 처음에는 포크와 나이프를 세팅했다가, 유시아가 왼손잡이 상태로 젓가락을 찾는 것을 보고 다음 날부터 말없이 스푼을 추가했다. 그 다음 날부터는 국물이 있는 요리를 늘렸다. 깁스한 오른팔로는 고기를 자르기 어려울 테니. 그 배려에 대해 테오도르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유시아 역시 묻지 않았다. 다만 메뉴가 바뀔 때마다 유시아의 얼굴이 환해지는 것을—테오도르는 매번 목격했다.
정확히 말하면, 유시아는 테오도르를 반긴 것이 아니라 테오도르가 들고 온 음식을 반겼다. 그 사실을 테오도르는 알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순간 유시아의 핑크색 눈동자가 향하는 곳은 그의 얼굴이 아니라 그의 손에 들린 보온 용기였다. 눈이 반짝이는 순서—용기, 뚜껑, 김, 그리고 나서야 테오도르의 얼굴. 매번 그랬다. 한 번도 순서가 바뀐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테오도르의 흉곽 안에서 묘한 감각을 만들어냈다. 불쾌함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히려 그 쪽이 편했다.
유시아가 자신이 아닌 음식을 보고 웃는 한, 테오도르는 그 미소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계산 가능한 변수. 통제 가능한 영역. 만약 유시아가 보온 용기가 아니라 자신의 얼굴을 보고 먼저 웃었더라면—그때는 테오도르가 그 미소의 의미를 해석해야 했을 것이고, 해석한다는 것은 기대한다는 것이고, 기대한다는 것은.
그는 그 사고의 궤도를 거기서 끊었다.

입원 8일차.
오늘의 메뉴는 부르기뇽이었다. 정확히는 의무실에서 조리할 수 없으니 자택에서 3시간 동안 졸인 것을 보온 용기에 담아 온 것. 소고기 안심을 한 입 크기로 잘라 레드 와인에 오래 재웠고, 양파와 당근, 버섯을 함께 넣어 약불에서 천천히 끓였다. 와인의 알코올은 증발했지만 깊은 풍미만 남아, 고기를 감싸는 소스는 윤기 있고 묵직했다. 곁들인 으깬 감자는 버터와 크림을 넉넉히 넣어 부드러웠다. 환자식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유시아가 왼손으로 어설프게 스푼을 쥐고 부르기뇽의 소스를 퍼 입에 넣는 것을 보며, 테오도르는 맞은편 의자에 앉아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의 루비색 눈동자는 유시아의 왼손—깁스 때문에 억지로 쓰고 있는, 평소보다 훨씬 서투른 손—이 스푼을 놓칠 뻔하는 순간마다 미세하게 움직였다. 잡아줄까, 하는 충동이 손가락 끝까지 왔다가 돌아가는 것을 의식할 때마다, 그는 팔짱을 조금 더 단단히 꼈다.
그리고 유시아의 입에서 '요섹남'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넌 결혼하면 분명 최고의 신랑이 될 거야. 아니면 식당을 차려도 좋고. 그 얼굴에 이 정도 맛이면 요섹남의 미슐랭 3스타 맛집으로 소문나서 인기 많을걸?"
테오도르의 눈썹 하나가 올라갔다. '요섹남'의 정확한 의미는 몰랐지만, 문맥과 유시아의 표정—환하고 뻔뻔하며 거리낌이 없는—으로 대략적인 뉘앙스는 파악할 수 있었다. 요리하는 섹시한 남자. 미슐랭 3스타. 결혼. 최고의 신랑. 그 단어들이 유시아의 입에서 소스 묻은 스푼 사이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동안, 테오도르의 등이 의자 등받이에서 떨어졌다. 상체가 미세하게 앞으로 기울었다. 무의식적인 동작이었다.
"You're proposing to me with gravy on your chin. That's a first."
(턱에 소스 묻힌 채로 프로포즈하는 거야. 이건 처음인데.)
그의 목소리는 평소의 나른한 톤을 유지했지만, 입꼬리에 걸린 미소의 곡선이 평소와 달랐다. 조금 더 깊었다. 조금 더 진짜에 가까웠다. 그는 테이블 위에서 냅킨을 집어 유시아 쪽으로 내밀었다. 직접 닦아주는 대신. 나폴리 이후로 그는 유시아의 몸에 손을 대는 것에 대해 이전보다 조심스러워졌다. 자신의 손이 닿으면 부서질 것 같다는 비합리적인 공포가, 아직 그의 손가락 끝에 잔상처럼 남아 있었다. 2층에서 떨어지던 유시아의 몸. 팔 안에 안았을 때의 가벼운 무게. 피에 젖은 백금발.
"A Michelin three-star, you said. With this face. You make it sound as though I've been wasting my talents in law enforcement."
(미슐랭 3스타라고 했지. 이 얼굴로. 마치 내가 공안국에서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장난이었다. 그의 말은 언제나 장난이었다. 그러나 '최고의 신랑'이라는 단어가 고막 안쪽 어딘가에 걸려 빠지지 않았다. 결혼. 그 단어는 테오도르 누아르의 사전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한 개념이었다. 정서적 교류가 부재한 가정에서 자란 인간에게,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실패가 예정된 실험과 같았다. 그는 사랑을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환경에서 성장했고, 그 결과 사랑이라는 단어 자체가 조건부 계약서처럼 느껴지는 인간이 되었다. 그런데 유시아는 그 단어를—깁스한 팔로 어설프게 밥을 퍼먹으며, 소스를 턱에 묻힌 채로, 아무렇지도 않게 던졌다. 마치 날씨 이야기를 하듯.
그 가벼움이 테오도르의 내부에서 예상치 못한 무게로 변환되었다.

그의 왼손이 귀를 향해 움직이다가, 중간에 궤도를 틀어 울프컷의 옆머리를 쓸어 넘기는 것으로 위장했다. 목 뒤의 피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 컴프레션 셔츠의 목선 위로 그 홍조가 번지는 것을 유시아가 볼 수 있는 각도였다.
"...Though I'll admit, the reviews have been consistently favourable. From a very specific, very demanding critic who happens to eat with her left hand and get sauce everywhere."
(...근데 인정할 건 있어. 리뷰가 꾸준히 호의적이긴 했지. 왼손으로 먹으면서 소스를 사방에 묻히는, 아주 특정하고 아주 까다로운 한 명의 비평가한테서.)
그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의무실의 하얀 천장. 그림자 없는 무영등의 빛. 그 빛 아래에서 그의 루비색 눈동자가 잠시 초점을 잃었다. 유시아의 칭찬을—주접이라 불리는 그것을—들을 때마다, 그의 내부에서 두 개의 반응이 동시에 일어났다. 하나는 익숙한 플레이보이의 반응. 받아치고, 비틀고, 되돌려주는 것. 다른 하나는. 설명할 수 없는 것. 마치 오랫동안 잠겨 있던 문이 아주 조금씩, 경첩이 녹슨 소리를 내며 열리는 것 같은.
천장에서 시선을 내려 다시 유시아를 보았다. 볼살이 있는 얼굴. 깁스한 팔. 소스 자국. 환자복. 그리고 그 모든 파손과 불편함 위에 올려진, 거리낌 없는 미소. 그 미소를 바라보는 동안 테오도르의 입에서, 계획하지 않은 문장이 흘러나왔다.
"Keep talking like that and I might actually start believing you mean it."
(계속 그런 식으로 말하면 진짜 진심인 줄 알아버릴 수도 있어.)
농담의 형태를 빌렸다. 그러나 문장 끝이 흐려졌다. 테오도르 특유의 여지. 긍정도 부정도 아닌 모호한 공간. 다만 이번에는 그 여지가 유시아를 향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빈 보온 용기를 수거하며, 유시아의 침대 사이드 테이블에 놓인 물컵의 빨대 각도를 한 번 조정했다. 0.3초의 접촉. 손가락 끝이 테이블 표면을 스치는 감촉. 그리고 몸을 돌려 출구를 향하면서, 등 너머로 던진 마지막 한마디.
"Tomorrow. Coq au vin. Since my one and only critic seems to have a weakness for French classics."
(내일은 코코뱅. 내 유일한 비평가님이 프랑스 고전에 약한 것 같으니까.)
"진심으로 알면 나야 좋지. 너 잘생겼잖아. 잘생긴 외국인 만나보고 싶었어."
복도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문고리에 닿아 있던 손이 떨어지지 않은 채로. 테오도르의 등이 의무실 문 앞에서 정지했다. 유시아의 목소리가 닫히지 않은 문틈 사이로 스며들었다. '잘생긴 외국인 만나보고 싶었어.' 그 문장이 등 뒤에서 도착했을 때, 그의 왼손이 반사적으로 귀를 향해 올라갔다. 이번에는 위장할 머리카락도, 돌릴 시선도 없었다. 복도 쪽을 향한 채 서 있었으니까.
손가락 끝이 귓불에 닿았다. 뜨거웠다. 목 뒤에서 시작된 열기가 귓바퀴를 타고 번지고 있었다. 컴프레션 셔츠 위로 드러난 목선의 피부가 붉게 물드는 것을, 복도의 형광등이 가감 없이 비추고 있었다. 다행히 유시아는 그의 등만 보고 있었다. 아니—유시아는 등조차 보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스푼 위의 부르기뇽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 태연함이 문제였다.
진심인지 장난인지.
테오도르는 그 구분에 능숙한 인간이었다. 7년간 공안국에서 범죄자의 거짓말과 진심을 분별해왔고, 수많은 여자와 남자의 유혹과 호의를 받아왔다. 진심에는 미세한 떨림이 있고, 장난에는 시선의 이탈이 있다. 그것은 거의 법칙에 가까웠다. 그런데 유시아의 목소리에는 둘 다 없었다. 떨림도, 이탈도. 마치 "오늘 날씨 좋다"와 같은 밀도로 "잘생긴 외국인 만나보고 싶었어"를 뱉어낸 것이다. 그 평탄함이 테오도르의 내부에서 예측 불가의 파장을 만들어냈다.
그는 천천히 돌아섰다. 문틈 너머로 보이는 광경은—유시아가 왼손에 스푼을 쥔 채, 접시 위의 부르기뇽에 시선을 고정하고, 입을 오물거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볼살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을 보지 않고 있었다. 한 번도.

테오도르가 닫으려던 문을 다시 열고 의무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발소리를 죽이지 않았다. 군화의 묵직한 울림이 바닥을 때렸고, 그 소리에도 유시아의 스푼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유시아의 침대 옆 의자에 다시 앉았다. 방금 떠나려던 사람의 동선이 아니었다. 의자 등받이에 기대지 않고, 상체를 약간 앞으로 기울인 채, 팔꿈치를 무릎 위에 올렸다. 그리고 양손을 깍지 낀 채, 유시아의 얼굴을—정확히는, 유시아가 음식에 집중하고 있는 그 옆모습을—뜯어보았다.
3초. 5초. 7초.
유시아의 스푼이 접시와 입 사이를 오가는 동안, 테오도르의 루비색 눈동자는 한 번도 깜빡이지 않았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있었지만, 그것은 평소의 나른한 곡선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측량하려는, 그러나 측량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의 표정이었다.
"You just said you wanted to date a handsome foreigner. While eating my food. Without even looking at me."
(방금 잘생긴 외국인 만나보고 싶었다고 했지. 내가 만든 밥 먹으면서. 내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목소리는 나른했다. 평소의 톤. 그러나 문장과 문장 사이의 간격이 평소보다 길었다. 0.5초씩. 마치 다음 단어를 고르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그의 깍지 낀 손가락이 미세하게 조여졌다가 풀렸다. 귀를 만지는 대신 선택한 대체 동작이었다. 유시아가 그 차이를 알아챌 리 없었다. 그녀는 부르기뇽에 집중하고 있었으니까.
"I'm starting to wonder if you like me or my cooking. Though I suppose for you, those might be the same thing."
(나를 좋아하는 건지 내 요리를 좋아하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하는데. 뭐, 너한테는 그게 같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농담이었다. 반드시 농담이어야 했다. 그런데 그 문장이 입 밖으로 나온 뒤, 테오도르의 흉곽 안에서 무언가가 아주 미세하게 어긋났다. '나를 좋아하는 건지'라는 부분을 말할 때 자신의 성대가 평소보다 반 톤 낮아진 것을 감지했다. 그리고 그 반 톤의 차이가, 농담과 질문 사이의 경계를 흐려놓았다는 것도.
그는 등을 의자에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 여유로운 자세를 되찾으려는 시도. 그러나 그의 시선은 여전히 유시아의 옆모습 위에 고정되어 있었다. 스푼을 쥔 왼손. 깁스한 오른팔. 환자복 사이로 보이는 쇄골 위의 붕대. 그리고 그 모든 상태에서도 음식에만 열중하는 얼굴. 볼살. 핑크색 눈동자가 접시 위의 고기를 따라 움직이는 궤적. 그 궤적이 단 한 번도 테오도르의 얼굴 위를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기묘하게, 아팠다.
통증이라고 부르기에는 위치가 특정되지 않았다. 흉곽 안 어딘가. 심장은 아닌 것 같았다. 그보다 더 깊은 곳. 갈비뼈 뒤에 숨겨진, 이름 붙일 수 없는 공간에서 울리는 둔한 압박감. '잘생긴 외국인 만나보고 싶었어.' 그 문장이 고막 안쪽에서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만나보고 싶었어. 과거형이었나 현재형이었나. 아니,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유시아가 그 문장을 말하면서 부르기뇽의 당근 조각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이었다.

테오도르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이번에는 진짜 미소. 자조가 섞인, 그러나 따뜻한 것에 가까운.
"Careful, SiA. Saying things like that to a man who cooks for you every day—someone might actually take it seriously."
(조심해, 시아. 매일 밥 해주는 남자한테 그런 말 하면—진짜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
'someone'이라고 했다. 'I'라고 하지 않았다. 그 한 단어의 차이가 테오도르가 유지하려는 마지막 방어선이었다. 자신이 아닌 불특정한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화법. 그러나 의무실의 무영등 아래에서, 유시아의 침대 옆에 72시간을 앉아 있었던 사람은 '누군가'가 아니라 테오도르 누아르 본인이었다. 빨대의 각도를 조정한 것도, 깁스한 팔을 위해 메뉴를 바꾼 것도, 매일 같은 시간에 보온 용기를 들고 이 문을 열었던 것도. 전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빈 보온 용기의 뚜껑을 닫았다. 금속 뚜껑이 맞물리는 소리가 또렷하게 울렸다. 유시아의 접시에 아직 남아 있는 소스를 한 번 내려다보고, 냅킨을 하나 더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진짜로 문을 향해 걸어가며—등 너머로, 평소보다 한 톤 낮고 한 박자 느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For the record—I wouldn't mind if you meant it."
(참고로 말해두는데—네가 진심이어도 나는 상관없어.)
문이 닫혔다. 이번에는 완전히. 경첩이 제자리를 찾는 소리가 나고, 곧이어 군화 소리가 복도를 따라 멀어졌다. 의무실에 남은 것은 부르기뇽의 잔향과, 프라다 향수의 흔적과,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남긴 공기의 온도 변화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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